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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누이뎐' 예전 섬뜩한 구미호가 그리운 이유

블랙뮤젤 2010. 7. 30. 07:30

여름이면 언제나 드라마 소재로 장식하는 구미호가 이번에도 어김없이 KBS 드라마 '여우누이뎐'으로 시청자들을 찾았다. 하지만 섬뜩한 공포가 사라진 구미호가 과연 시청자들에게 흥미를 유발 할 수 있을 지는 의문이 들었다. 그 고민은 오래 가지 못했다. 과거의 구미호는 한여름 밤을 공포로 물들게 하는 강한 매력이 있었다. 하지만 이번 '여우누이뎐'은 공포보다는 새로운 시각으로 다루었다. 즉 구미호가 구미호 자식을 가진 엄마라는 설정이다. 어느 정도 획기적인 발상의 전환이다. 그래서 인지 시청률도 그리 나쁘지는 않다. 10%대를 오고 가고 있으니 말이다. 스타를 앞세운 드라마 보다 선전하고 있는 걸 보면 어느 정도 효과는 보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그 이상 발전은 없다는 것이 이 드라마의 한계인 듯 쉽다. 발상의 전환은 하였지만 반복되는 내용은 지루하기까지 하다. 딸의 살리기 위해 구미호의 딸의 간을 먹여야 하는 비운의 부모와 구미호는 자신의 딸을 지키기 위한 모정을 보여 주고 있다. 인간과 구미호간 어쩔 수 없는 부모의 심정으로 자진들의 딸을 지키기 위해 아옹다옹하는 모습이 안타깝기까지 하다. 하지만 죽이려 하는 자와 살리고자 하는 자들의 모습이 매회 반복되다 보니 지루하다.



강력한 임팩트가 없어 지루한 드라마가 되어 버린 '여우누이뎐'은 시청자들이라면 항상 기대하고 있는 여름밤의 섬뜩한 구미호를 보고 싶었으나 그런 효과는 미비하다. 아니 공포는 사라지고 모정과 부정만 강조되는 모습이다. 그렇게 보면 시청자들은 실망했을지도 모르겠다. 공포로 어개를 움츠리거나 소름 돋는 장면과 연출은 없으니 말이다. 새로운 시도를 했다는 점은 후한 점수를 주지만 반면에 구미호라는 소재가 가져야 할 참다운 모습의 부재는 실망하게 만든다. 오히려 '전설의 고향'을 방영하는 편이 더 좋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실소를 머금는다. 기대한 구미호가 아니라서 이러한 생각에 잠겼을 터이다.



지금이라도 공포의 색깔을 더 내는 것이 어떤가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연이의 간만 노리는 장면들의 연속만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좀 더 섬뜩한 공포를 자아 낼 수 있는 장면들로 구성이 되었으면 더욱 재미있을 것이라 여겨진다. 8회까지 방송된 내용을 돌이켜 봐도 똑같은 스토리 전개로 반전이란 것이 미약하고 참신한 소재를 가졌음에도 기대감에는 못 미치는 안타까운 현실이 되어 버린 '여우누이뎐'이 고전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반복되는 구미호 소재에 이미 시청자들은 공포와 두려움을 기대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우누이뎐'은 그 기대감을 채워주지 못하고 있다. 연기자들이 한 여름에 고생하고 산과 들 그리고 물속을 헤매며 고생은 하지만 그 고생한 노력보다는 시청자들의 평가가 아쉬움이 남는다. 한은정(구미호)의 절절한 딸을 향한 모정 연기는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최고의 연기를 주고 있다. 또한 아역 연기자들의 연기 또한 훌륭하다. 그들의 연기에 비해 평가가 초라해 안타까운 심정이다. 물론 시청률이 바닥권을 헤매고 있는 것은 아니다. 어느 정도 굴곡은 있으나 두 자리 시청률을 기록하고는 있다. 강력한 타 방송 드라마에 선전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한여름 밤의 더위를 단번에 날릴 수 있는 섬뜩한 공포가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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