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크릿 가든, 해피엔딩에 강박 당한 김은숙 작가

최고의 주말 드라마로 우뚝 선 ‘시크릿 가든’이 대망에 결말을 맺고 종영을 하였다. 그러나 20회 마지막 회를 보는 내내 뭔가 이상하다란 생각을 버릴 수가 없었다. 그동안 미스터리하고 호기심을 자극하는 작가의 노림수가 보이지 않았다. 시청자들의 시선을 하나하나 끌고 가던 감정 선을 한순간에 내버린 느낌이여서 기대가 너무 커서 그러했는지 모르지만 실망을 넘어 허망했다. 해피엔딩으로 끝을 맺고 싶은 작가의 욕심이었을까?

‘시크릿 가든’은 재벌 집 대저택을 연상케 하는 넓고 멋진 집과 숲과 연못으로 둘러싸인  그곳을 사람들은 ‘시크릿 가든’이라 부른다. 외부와 철저히 차단된 그곳에는 능력 있고 까칠한 백화점 사장 주원과 오만방자한 한류스타 오스카가 살고 있다. 가족도 없이 친구와 단 둘이 살면서도 늘 꿋꿋하게 꿈을 키우고 사는 스턴트우먼 라임은 어느 날 누구나 한번은 꿈꾸어 보았을 환상적인 공간 ‘시크릿 가든’에 발을 들여놓고 마는데 마법처럼 전개되는 ‘시크릿 가든’에 시청자들은 푹 빠져 버렸다. 남녀 성별이 바뀌는 흥미로운 콘셉트로, 로맨틱 코미디와 판타지를 결합하여 마법에 빠진 사랑을 만들어 드라마 <시크릿 가든>. 영혼이 바뀌고 나서야 오히려 진정한 자아를 찾게 되는 두 주인공 라임과 주원은 그들에게 걸려 있는 마법을 풀어 나간다. 그 마법의 열쇠는 바로 ‘사랑’이다.

20회로 그 마지막 이야기는 끝났지만 여운은 길게 남는다. 20회 마지막을 보면서 지금까지 감동받은 감정보다는 실망의 여운이 더욱 남는다. ‘시크릿 가든’은 보기 드문 훌륭한 수작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지나친 해피엔딩으로 마무리 지으려고 하는 작가의 고집스런 결말로 인해 마지막 20회는 바람 빠진 고무풍선처럼 기대에는 못 미치는 전개로 마무리 되고 말았다. 주원과 라임이 행복하게 사는 모습에 지나친 시간을 할애하다 보니 불필요한 애정장면을 삽입했고 작가의 넓은 마음으로 배우들에게 공평하게 시간 할애를 한 듯 오스카 콘서트 장면을 너무 길게 넣었다. 급작스런 행복 모드로 분위기가 반전되는 것도 너무 지나치게 급작스러웠다.

출연배우들에게 배려를 하다 보니 ‘시크릿 가든’이 시청자들에게 정작 풀어줘야 했던 궁금증은 물음표로 남았다. 그 한 예가 바로 숲속에서의 길라임의 비명 소리였다. 그 비명소리로 인해 영혼이 바퀴는 단초가 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비밀은 결코 밝혀지지 않고 종영되고 말았다. 18회까지 숨조차 쉬지 못하게 만든 김은숙 작가의 터치감은 온데간데없이 하루라도 빨리 결론내고 끝내고 싶은 마음에 서둘러 글을 마무리 지어버렸다. 시청자로써 ‘시크릿 가든’이 우선 해피엔딩으로 종영되었다는 것에는 박수를 보낸다. 하지만 드라마 특성상 새드엔딩도 고려해 볼만했을 것으로 여긴다. ‘지붕킥’처럼 황당한 새드엔딩이 아니라 시청자들이 받아 드릴 수 있는 결말로 끝맺음 했음 더욱 감동적이고 여운이 깊고 오래 남았으리라......,

17회 혹은 18회가 결말이 더 났다란 생각을 가진 시청자들이 나오는 이유가 결말이 뭔가 아쉬웠기 때문이다. 절절하면서도 안타까운 사랑, 그리고 달달한 사랑놀이에 흠씬 빠져 버리게 만들어 놓고, 마지막 회를 기대하게 만들어 놓고, 이렇게 허무하게 끝이 나다 보니 기대한 만큼 허무함도 커졌다. 그러나 ‘시크릿 가든’은 참신한 기획력과 톡톡 튀는 명대사 명장면을 만들어 내면서 판타지드라마의 새로운 기준이 되었다. 거품키스, 김비서, 그리고 달달한 사랑 등등 현빈이 하는 모든 대사는 감동 명품이 되어버렸다. 한마디로 결론은 아쉬웠지만 폭풍감동을 준 드라마임에는 틀림없다. 주말 행복하게 만들어준 ‘시크릿 가든’에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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